

美 빌보드 '핫 100' 1위, 빌보드 200 2위
BTS 지민 빌보드 1위 "지민이 역사를 썼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지민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2위에 이어 세부 차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방탄소년단(BTS) 지민의 솔로 음반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오르자 외신들이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CNN은 4일(현지시간) "BTS 지민이 빌보드 역사를 쓰고 있다"는 제목으로 "지민이 한국 솔로 가수로는 최초로 '핫 100' 차트 정상에 올랐다"라고 보도했다. 또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BTS는 음악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보이 밴드 중 하나"라면서 멤버(방탄소년단의 리더 RM, 현재 군 입대한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황금막내 정국)들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CNN은 이들 가운데 솔로활동 첫 번째 제이홉, 두 번째 RM, 팀에서는 3번째 솔로 활동에서 지민은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서 지민이 최근 미국 NBC 방송 인기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팀이 아닌 단독 출연한 일도 언급했다.
AFP통신도 지민의 1위 소식을 전하면서 빌보드 통계를 인용해 발매 첫 주 '핫 100' 정상에 오른 역대 66번째 곡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곡이 수록된 지민의 앨범 '페이스'(FACE)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에서도 2위에 올라 한국 솔로 가수 중 최고 기록을 썼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이날 "지민의 '라이크 크레이지'가 이번 주 미국 음악계를 장악했다"라고 전했다. 포브스는 엔터테인먼트 시장분석업체 루미네이트 집계를 인용해 이 곡이 올해 들어 미국 음반 시장에서 주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루미네이트 집계에 따르면 '라이크 크레이지'가 주간 24만 1천 회 구매됐는데, 이는 근래 음반 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인상적인 수치라고 포브스는 강조했다. 이전까지 올해 최고 매출을 올린 곡은 구매 건수 7만 8천 회를 기록한 비욘세의 '커프 잇'(Cuff It)이었다. 지민이 '핫 100' 1위를 차지하며 K팝 그룹들도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 보이그룹은 멤버들의 군입대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는데, 지민이 솔로로도 그룹에 맞먹는 진기록을 세우면서 새로운 롤모델이 세워진 것이다.
K팝의 희망 방탄소년단 지민
지민은 "같이 작업했던 프로듀서들은 다 울고 있다. 제작해 주신 분들도 연락을 주셨다. 사실 다 방탄소년단이라 가능했고 아미 여러분(방탄소년단 팬클럽)이 있어 가능했다. 그걸 절대 모르지 않는다. 여러분이 방탄소년단을 얼마나 기다려 주고 계신지 느꼈던 게 제일 컸다.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페이스' 작업을 시작할 때 멤버들과 얘기를 했었다. 자존감이 좀 낮아져 있던 상태였는데 멤버들이 노래 한번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해서 시작됐다. 회사 분들과 멤버들, 팬분들께 제일 감사하다. 부족함을 많이 느꼈지만 열심히 안 한 게 아니라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더 노력하고 더 잘하겠다. 여러분의 가수인 게 더 자랑스러울 수 있게 해 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민의 승전보에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함께 기뻐했다. 제이홉은 "지민아 너무 멋지고 자랑스럽다. 형이 다 눈물이 난다. 고생했다. 너무 축하한다"라고, 슈가는 "박지민 빌보드 '핫 100' 1위 가수 너무 멋있고 개인 투어에 초대가수로 초대한다"라고 전했다. RM은 지민이 1위에 오른 '핫 100' 차트 캡처본을 개인계정에 공유하며 자랑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다.
반면 '핫 100'은 음원 판매량, 스트리밍 수치, 라디오 에어플레이 수치, 유튜브 조회수 등을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즉 북미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곡들을 모아놓은 차트라 할 수 있다. 특히 빌보드는 지난해 초 1인당 유효 다운로드 숫자를 4건에서 1건으로 줄이는 것으로 '핫 100' 차트 집계방식을 바꿨다. 팬덤 영향력을 축소하기 위한 장치였다. 그런데도 '핫 100' 1위를 했다는 것은 코어 팬덤뿐 아니라 많은 북미권 현지인들이 지민의 음악과 언어를 이해하고 받아들였다는 뜻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다. 지민은 이미 방탄소년단으로 최근 10년간 '핫 100' 최다 1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3회)로 한국 가수 최초로 '핫 100' 1위에 오른 뒤 '새비지 러브' 리믹스 버전(1회), '라이프 고즈 온'(1회), '버터'(10회), '퍼미션 투 댄스'(1회), '마이 유니버스'(1회) 등 총 17회나 '핫 100' 정상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솔로 가수로서 '핫 100' 1위를 차지한 것은 K팝 사상 처음이다. 지민은 K팝 가수 중 유일하게 그룹과 솔로 모두 '핫 100' 1위를 휩쓴 신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다.
지민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도 K팝 솔로 가수 사상 최고 순위인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또한 대단한 성적이지만,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것과는 조금은 다른 의미라 관심을 모은다.
'빌보드 200'은 앨범 판매량, 스트리밍 횟수와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앨범 판매량이 차트 기준이 되는 만큼 팬덤 규모와 충성도가 순위를 가르게 된다. 강력한 팬덤을 가진 K팝 그룹들이 이 차트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다.

